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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시간 그리고 격려(2023.3.27)
작성자 허승 등록일 2023.05.09
아이들은 대부분 사실 공부를 잘 하고 싶어합니다.
성적도 물론 잘 받고 싶지만, 잘 배우고 익혀서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어합니다.
공부를 잘 하건 못하건 대부분 그렇습니다.
집에서는 게으르고 하루종일 휴대폰만 보는 나무늘보 같은 아이일 수도 있지만,
배움의 기회가, 그러니까 교사가 자신의 배움을 잘 살펴주고,
그 배움을 잘 익혀서 남에게 드러내는 것을,
드러내서 칭찬을 받고 격려를 받는 것을 실상 아이들은 무척 좋아합니다.

1학년 아이들은 국어시간에 책을 스스로 골라 읽고 있습니다.
마칠 때가 되면 독서일지를 작성하고 책 이야기를 합니다.
책이 재밌건 말건 아이들은 이야기하는 걸 즐깁니다.
책 이야기는 소재일 뿐입니다. 하지만 책읽기는 그렇게 시작하는 겁니다.
잡담을 좀 섞을 수도 있고, 책의 의미도 모른채 제멋대로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고,
그것이 배움으로 이어지고 자신이 이야기하다가 혹은 남의 이야기를 듣다가 또 다른 깨달음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책 읽는 재미와 의미를 느끼면 그걸 족합니다. 그것이 이 수업의 목적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책 읽은 소감을 바탕으로 구술시험을 칠 예정입니다.
긴장된 시간이 될 겁니다. 하지만 배움과 익힘은 그런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방과후 시간은 아이들에게 무척 피곤한 시간입니다.
정규 수업 때 이미 피곤한데다 저녁까지 먹었으니 아마 졸리고 지루할 겁니다.
목요일 제가 맡은 방과후수업은 소설 쓰기 수업입니다. 사실 소설 쓰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설프지만 소설을 쓰는 일은 인간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고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의미 있는 활동입니다.
원래 세 명이 신청했지만 한 명이 사정이 있어 빠졌습니다.
**이와 **이. 둘과 오붓하게 수업을 했습니다.
우선 작가 이슬아의 영상을 봤습니다. 글쓰기의 의미에 대한 영상이었습니다.
끝에 약간 하품을 했지만 꽤 집중해서 봤습니다. 그리고 글쓰기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우선 겪었던 일을 써보라고 했습니다. 예시를 보여주고 멋지게 쓰려 하지 말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쓰라고 했습니다.
**이는 할아버지 댁에서 키우는 ‘마틴’이라는 소에 대한 이야기를 썼습니다.
**이는 작년에 선배들과 기숙사방을 썼던 경험을 썼습니다.
무척 집중해서 썼습니다. 말 한 마디 안 하고요. 그림도 그려가며 킥킥 웃어가며 말입니다.
그 이야기를 쓰고 공유하느라 2시간이 훌쩍 갔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 글을 소설처럼 써보자고 했습니다.
**이와 **이는 자못 기대하는 눈치였습니다. 물론 기대만큼 글은 나오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상관 없습니다. 소설을 쓰려고 애쓰고 어떻게든 완성된 글을 한 편 썼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지금 우리 아이들은 과정 자체가 결과고 그 과정이 배움을 이어나가는 힘이 될 것이라 저는 확신합니다.
하여, 우리 학교 교사회는 이 아이들의 과정을 살피고 실패해도 격려하고 응원합니다.
결과가 어떻든 말입니다. 그것이 우리 학교의 철학이고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버텨온 힘입니다.
오늘도 아이들은 정규수업을 하고 공동체회의를 하고 방과후를 하면서 배움의 바다 속에서 힘겹지만,
옆에 때로 친절하게 때로 엄하게 손잡아주는 교사가 있고 친구가 있고 보호자 있어 두려움 없이 헤엄치고 있습니다.
그러다 결국 혼자 헤엄치고 오히려 다른 친구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너무 더디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 아이들은 그런 과정에 있음을 보호자들께서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 사진을 보다가 문득 생각나서 글 하나 또 씁니다.
보호자 여러분들도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평안한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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